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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하루 한 페이지, 나를 사랑하게 되는 독서의 힘(변은혜)

아름다운 존재 2023. 12. 7. 17:07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의 저자 김누리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교적 윤리의 억압, 부모로부터의 억압, 여성에게 강제된 어떤 루틴들도 억압이다. 육아도 여성에게 강조된 것, 또한 자본주의로부터 비롯된 억압이 우리를 짓누르고 있지요. 왜 꼭 직업을 가져야 되지? 왜 꼭 돈을 벌어야 되지? 그런 강박 관념도 일종의 억압이라 할 수 있다. 나의 행동을 알게 모르게 통제하는 사회적 시선 그 자체도 억압일 수 있다."

 

어떻게 엄마의 자존감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엄마는 자신을 우선적으로 돌봐야 한다. 누가 대신 자신을 돌봐주지 않는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집안일을 남편과 나눠라. 자신만의 정기적인 휴식의 시간을 가져라. 돈을 주고서라도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 에너지를 남겨두고 집에 들어와라. 번아웃되었다고 느낀다면 어떻게든 에너지를 채울 궁리를 해라. 자신을 위해 소비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지 마라. 그리고 책을 읽고 자신에게 투자하라. 끊임없이 공부하는 엄마가 되어라.

기억해라.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그 행복은 눈빛과 표정과 행동과 그리고 언어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이다. 아이 전에 엄마의 존재가 중요하다. 존재의 충만함은 자존감에서 나온다. 엄마의 자존감이 당당한 아이를 키우는 비결이다.

아이와의 친밀함을 유지해야겠지만 아이 또한 독립된 인격임을 잊지 말자. 친밀함이 지나쳐 의존 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에게 잠식당할 정도로 엄마의 존재가 약해져서는 안 된다. 엄마의 지나친 죄책감은 오히려 아이에게 독이 된다.

이 글을 쓰는 아침에 CBS <김현정 뉴스쇼>를 들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나왔다. 그녀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혼자 콩쿠르 대회를 다녔다고 한다. 이유는 엄마가 선생님이기 때문에 함께 갈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엄마인 존재보다 선생님이었던 엄마가 더 좋았다"고 한다. 진행하는 김현정은 "모든 워킹맘이 이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마가 당당하게 자신의 일을 해가는 것은 아이에게 건강한 독립심과 높은 자존감을 가져다준다. 그러니 죄책감을 가지지 말고 당당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자신을 가꾸어라. 이것이 당당한 아이를 키우는 비결이다.

 

내 기준이 없으면 남의 기준으로 살게 된다.

 

남이 뭐라고 말할까? 이런 생각을 늘 하는 사람은 이미 남의 시선의 노예일 뿐이다. 노예는 항상 주인의 눈치를 살피고, 주인의 명령대로 해야 한다.ㅡ쇼펜하우어

 

어른들의 결정 장애도 심각하다. 나 또한 무엇을 하나 선택할 때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이유는 나만의 확고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생각의 게으름 때문이다. 사고의 훈련이 부족하면 자신만의 기준, 삶의 철학이 흐려지고, 타인이 정해주는 경로에 내 자신을 쉽게 내어 맡긴다. 생각의 수고 없이 사는 것은 편할 수 있겠지만 내 인생은 내 것이 아니라 다른 이의 것이 쉽게 될 수 있다. 나의 시간은 어느새 다른 이들이 만들어놓은 시간에 포획되어 쉽게 휘발되어버리게 된다.

 

<학교의 당연함을 버리다>를 쓴 구도 유이치는 "학교의 당연함을 의심하라."라고 말한다. '왜?'라는 질문이 교사들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관습적으로 해왔던 것을 버리고 개혁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클림트는 남들의 정의보다 스스로 자신을 정의하며 자신만의 답을 써내려갔던 예술가였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로부터 심한 오해를 당하고 견디기 힘든 일을 겪게 되어도 그 또한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주위의 평가보다 나다움을 잃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진정한 예술가였다.

우리는 삶을 조각하는 예술가들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동일한 시간, 그리고 각자 다양한 삶의 재료들이 주어져 있다. 그리고 각자만의 재료들을 가지고 그 삶을 조각해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 재료가 주어졌다는 것은 자기만의 판단, 취향, 관점을 바탕으로 살아갈 능력과 잠재력도 있다는 말이다.

더 이상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영토를 가져야 한다. 쏟아지는 정보들, 인공 지능 알고리즘 속 확증 편향은 새로운 생각을 하기 힘들게 한다. 나만의 영토를 갖기 위해서는 시대를 꿰뚫고 갈 수 있는 단단한 뚝심이 필요하다. 자신의 기존 지식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의 굴레를 벗어나 더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며 넓은 생각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깨어 있는 정신과 사고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야 여러 마케팅에 현혹되지 않고, 나만의 것을 찾아 분별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단단한 어른이 되어야 한다.

 

적어도 자신에게 솔직하면 뭘 원하는지, 어떤 공부에 집중할지도 좀 더 명확해진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가 아닌 자신에게 이득이 되고, 몰입할 수 있는 공부를 선택해야 한다.ㅡ김용섭

 

트렌드 전문가 김용섭은 <프로페셔널 스튜던트>에서 "프로페셔널 워커이면서 동시에 프로페셔널 스튜던트가 앞으로 살아남을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평생교육을 넘어 '직업이 학생'이 되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어른이든 아이이든 저자의 말대로 이제 '롱런(long run)하려면 롱런(long learn)'해야 한다.

 

무엇보다 침묵하면 안 됩니다. 침묵이란 공격자들과 동맹을 맺는 것과 같으니까요.ㅡ아닉 코장

 

<요즘 것들의 사생활>의 결혼생활 편에 나오는 문장이다.

"남들이 사는 대로? 그게 정말 정답이라고?"

"왜 결혼과 동시에 저마다 가진 개인의 정체성은 중요한 게 아니게 되는 것인지. 왜 세상은 남들이 정해놓은 정답을 지키며 살아야만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인지. 결혼생활도 좀 '나답게', '우리답게' 할 수는 없는 것인지. 이대로 점점 각자의 본래 모습은 지워지고 어딘가로 휩쓸려가는 결혼생활은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그런거'라는 답에서 벗어나 결혼생활에서도 '우리다움'을 되찾고 싶었다."

 

이화여대 백소영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남성 중심적 문화 안에서 여성의 죄는 '교만'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 포기'라고 합니다. 인류에 공헌할 콘텐츠, 전통이 되어 흘러갈 유산을 만들어야 하는데 여성은 그걸 만들어 내지 않고 자기를 포기했다는 거죠. 아무리 시스템의 문제였다고 해도 그건 죄라는 겁니다."

 

수없이 반복적인 독서로 몸에 새겨진 습관들을 씻어내고 바꾸어가야 한다.

 

언어를 갖고 다양한 언어를 쓸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내 존재가 풍성해지고 자존감을 단단히 세우는 길이다.

 

<무엇이 여자를 분노하게 하는가>의 저자 해리엇 러너는 "남성의 분노는 남의 탓으로 돌리는 폭력(투사)으로 여성의 분노는 자기 탓으로 내면화하는 우울(내사)로 나타난다."라고 말한다. 분노를 느끼고 표현하는 것을 얼마나 심하게 금기시해왔던지 여성들은 자신이 화가 나 있다는 사실조차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분노는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메시지, 우리가 상처받고, 권리를 침해당하고, 욕구와 바람이 무시당하고 있다는 메시지."라며, "우리의 자아가 우리의 믿음과 가치와 욕망이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경고."라고 말한다. 그래서 억압과 폭발이 아닌 건강하게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식에게 주는 가장 좋은 선물은 바로 당신 자신의 성장이다.ㅡ훙 페이윈

 

좋은 부모는 아이의 눈높이에서 말장난 쳐주고, 아이와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다. 아이 그 모습 그대로를 끊임없이 감탄하며 인정과 칭찬해주기를 멈추지 않는다. 아이의 실수에 불안해하지 않고, 잘 웃으며,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갈 줄 안다.

 

좋은 글과 생각의 섭취는 매일 필요하다.

 

잃어버린 부분들을 돌아보라. 재미있는 시간들을 잃어버렸다면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생각해보고 시간을 내어 그것을 해보라. 과거에 잘 놀지 못했다면 당신 자신에게 놀이를 허용해라. 육아는 이를 실습해 볼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다. 육아를 하는 중에 자신의 어른 아이를 다시 만났다면, 육아는 자신의 아이처럼 당신도 어린 시절의 당신으로 돌아가 자신을 풀어놓을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아이가 어떻게 노는지 아이에게 배워라. 그 시간은 당신에게 치유의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이와 같은 성품을 계발해라. 어린이는 잘 놀고 잘 웃고 잘 믿고 걱정하지 않는다. 너무 일찍 남을 돌보고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은 이런 성품이 계발되지 못했다. 이런 성품을 가진 사람들이 아마 부러울 것이다. 어린아이 같은 성품의 소유자가 옆에 있다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의 내면에 가꾸기 원하는 아이의 성품을 적어보고 계발하도록 노력하라.

 

온전하다는 것은 완벽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깨진 부분도 온전히 수용한다는 뜻입니다.ㅡ파커 파머

 

특히 돌봄에 능숙한 여성들은 이런 과부하의 방식을 버려야 한다. 자녀 또는 남편, 또 다른 지인들이 스스로 할 수 있고 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대신해주고 있다면 그것은 선을 넘고 있는 것이다. 과도하게 일하는 사람들은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의 성장마저 가로막기 때문이다.

 

이루어질까 안 이루어질까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꿈꾸고 도전해보자. 우선 적는 데서 그것은 시작한다.

 

착한 엄마, 좋은 아내로 사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최선은 다하겠지만 집과 일터에서 슈퍼우먼이 되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나는 원래 깔끔한 것을 좋아하고, 정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해했다. 그러나 이제는 내 에너지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나를 지키기로 결정했다. 때론 청소도 대충 했고, 싱크대에 설거지 거리들이 쌓이는 것을 그냥 놔두기도 한다. 거절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고, 남의 눈치를 보며 노심초사하는 것도 그만두기로 했다. 혼자 다 책임지지 않고 남편에게 수시로 요청했고,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보름 이상 혼자 여행을 가기도 했다.

 

<착한 여자가 더 상처받는다>를 쓴 라이이징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의학박사이다. 그녀는 "우리는 모두 가족을 사랑하며 살고 싶다. 하지만 희생하고 감내하는 것이 사랑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착하기만 하는 여자는 사랑을 받기보다 끊임없는 요구와 통제를 받는다."면서 "착한 여자가 되어야 한다는 속박에서 벗어나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이기는 독서>의 저자 김도인은 "책은 엄마다."라고 했다. 엄마는 어떤 존재인가. 우리의 필요와 욕구를 보살피고 한없이 채워주는 상징적 존재로 평생 남아 있는 분이다. 책은 엄마와 같다. 책을 읽을 때 우리의 끝없는 욕구를 채움 받기 때문이다. 우리는 엄마의 사랑을 조건 없이 받는 것처럼 책을 읽을 때 한없는 보살핌과 사랑을 받는다.

 

매일 다섯 끼를 먹자. 하루 세 끼로도 부족하여 다섯 끼를 먹자니 웬 말인가 싶을 것이다. 이것은 아침, 점심, 저녁 외에 운동과 독서를 말하는 것이다. 매일 음식을 먹지 않고 운동을 하지 않고는 건강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없다. 마찬가지로 매일 독서를 하지 않는다면 마음과 정신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다. 며칠 안 먹는다고 바로 죽지 않는 것처럼, 며칠 안 읽는다고 바로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건강한 음식과 꾸준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빈약한 성장을 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 마음도 독서로 매일 채우지 않는다면 즉각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정신적으로 허약하게 되어 자존감과 삶에 큰 영향을 가져다줄 것이다.

 

읽기에 적합하도록 뇌를 훈련해가야 한다. 일정 시간 읽는 훈련을 해간다면 뇌의 지도가 바뀌게 된다. 그러면 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읽는 것도 자연스러워지는 순간이 온다. 먹는 것이 어렵지 않듯이 읽는 것도 어렵지 않도록 매일 읽는 습관을 들여라.

마음에도 책밥이 필요하다. 매일 마음 책밥을 주어라. 마음이 외롭지 않게, 정신적 허기가 생기지 않게 말이다. 몸과 마음의 건강한 성장은 당신을 더욱 힘 있고 매력 넘치는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정말 10대, 20대에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 이 시기에 정신에 대해 많이 투자하고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 시기는 특히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정립해가는 시기이다. 몸이 어느 날 부쩍 커진 만큼 마음은 아직 어린 자신의 모습에 그 괴리를 더 크게 느끼는 시기이다. 지식과 정보 중심의 공부는 이러한 정체성 형성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의 언어의 한계는 나의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ㅡ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자신이 경험한 것들만 되돌려줄 수 있다. 그래서 다시 공부하면서 좋은 언어를 수혈받고 몸에 새기며 과거의 말의 방식들을 씻어낼 필요가 있다.

우리의 마음을 형성하는 것은 좋은 언어부터 온다. 자존감이란 자기가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는 주관적인 것이다. 자존감이 좋은 사람은 어릴때부터 좋은 언어를 듣고 자랐다. 그러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좋지 않은 언어를 듣고 자랐다.

 

우선 비워라. 비우지 않고 채울 수 없다. 비우지 않으면 끊임없이 낡은 것과 새로운 것 사이에서 갈등한다. 어떻게 잘 비울 수 있을까? 깨끗한 물로 하루 동안 몸에 달라붙었던 더러움들을 깨끗이 씻어내듯이 책 속의 좋은 문장들로 날마다 내 몸에 새겨진 거짓 언어들을 씻어내야 한다.

책 속에는 당신을 긍정해주고 동기 부여해주며, 당신 안에 있는 무수한 잠재력을 끌어내줄 언어들로 풍성하다. 그러니 매일 샤워하듯 매일 책을 읽고 그날의 온종일 시달렸던 거짓 언어들을 씻어내라.

그리고 비웠다면 새롭고 신선한 언어들로 당신을 채워라. 좋은 언어로 당신의 정신과 영혼이 맑아졌다면 신선한 언어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채워가는 일이 필요하다. 

당신의 잠재의식에 좋은 언어를 계속해서 새겨가라. 어떻게 새길 수 있을까? <왜 책을 읽는가>의 샤를 단치는 "독서는 뇌리에 새기는 문신이다."라고 말했다.

 

<여성의 천재성>이란 책의 저자는 특히 '여성의 천재성'에 대해 주목한다. 천재성을 드러내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생각하는 여성은 세상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 생각하느라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때론 목숨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녀들은 당당했다.

읽고 쓰는 여자들은 힘이 세다. 읽고 쓰는 여자들은 주어진 여건, 편견과 억압에 상관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발한다.

자신의 삶과 시대의 고통과 씨름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발하기를 멈추지 않는 강한 생명력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책 속의 한 문장 한 문장에 자신의 전부를 걸었다. 무엇보다 모두 예외 없이 책을 지독하게 사랑했다. 도서관과 서점은 그들에게 또 다른 집이자 학교였다. 책을 읽고 또 읽고 정말 책만 읽었다. 닥치는 대로 읽었다. 책이 나를 이곳에서 이끌어내줄, 나 자신으로부터 꺼내줄 유일한 것이었다. 괜찮은 글을 만들어내려면 쓰고 다시 쓰고 또다시 쓰면서 수천 시간 동안 방 안에 혼자 있어야 했다.

<자기만의 방>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천국은 피곤해하지 않고 영원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아닐까?라고 상상하며 지상에서 맡았던 글쓰기라는 과제를 성실하게 마친 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토지>로 유명한 박경리는 암 투병 기간에 집필을 시작했고 집필 시간만 25년이라고 한다. 원고지로는 3만 1,200장 분량이다. 아버지는 일찍이 집을 나가 다른 여자와 살았다. 대학에 가게 된 박경리는 아버지를 찾아가 대학 등록금을 이야기했지만 뺨만 맞고 돌아왔다. 어머니에 대해선 연민과 경멸, 아버지에 대해서 증오의 극단적 감정 속에서 만들어진 고독 속에서 그녀는 공상의 세계를 쌓았다고 한다.

나딘 고디머는 정규 교육이 그녀의 호기심과 욕망을 충족시켜주지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극단적인 인종차별 제도가 지배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살면서 문학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후 작가생활을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이 백인으로서 누린 특혜를 알게 되었을 때 느꼈던 부끄러움과 충격을 평생 잊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많은 책을 읽었고, 읽는 만큼 썼다. 나딘 고디머는 83세에 <베토벤의 16분의 1은 흑인>을 발표했고, 3년 후 <인생>을 공개했다. 나딘 고디머는 2014년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다음 작품을 준비했다.

이렇게 읽고 쓰는 여자들은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당당히 살아갔고, 말과 글로 목소리를 발했다.

 

좋은 언어는 당신의 자존감을 채워준다. 책을 읽으면 좋은 언어를 계속 만나게 된다. 좋은 언어는 과거에 당신 안에 새겨진 부정적이고 거짓된 메시지를 씻어줄 것이다. 그리고 계속적인 그 언어들을 읽고 쓰고 부지런히 새기다 보면 어느새 긍정적인 언어들이 당신의 존재에 장착해 자존감은 더욱 탄탄해질 것이다. 이렇게 독서를 통해서 비우고 채우는 과정을 매일 반복해라. 그러면 역사 속 수많은 용기 있는 여성들과 같은 시대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발할 수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고대 그리스 테베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은 '영혼을 치유하는 장소'로 여겨졌다. 중세 스위스 세인트 갈의 대수도원 애비 도서관 또한 영혼을 위한 '약상자'로 여겨진다. 18세기 말까지 유럽에서 마음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데 책을 사용했다고 한다. '독서 치료'라는 연구 분야가 20세기에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도 했다.

역사적으로도 문명은 책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 세기에 걸쳐 기록된 책들이 도서관에 오롯이 보관되어 있다. 자신의 사고만으로 무언가를 이루기 힘들다. 창조는 선조들이 쌓아놓은 생각들이 융합되어 발생한다. 우리 모두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타 그 위에서 자신만의 것들을 창조해간다.

내가 했던 고민들은 이미 누군가 다 해놓은 것이다. 당신의 방황을 도서관에서 해결하라. 도서관에서 어슬렁거리다 보면 당신의 방황을 끝내주기 위해 손짓하는 누군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존감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흔들릴 수 있다. 우리에게 수없이 다가오는 많은 말들과 사건들은 상대가 의도했든 안 했든 나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상처를 받아들이고 내 안에 오랫동안 거주하는 것은 나의 선택과 책임의 영역이다. 나는 오랫동안 읽고 쓰면서 나 자신을 단단히 만들어갔다. 그 원리를 터득한 이후로 이제 웬만한 일들에 그리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뭐든지 시작은 작다. 한 페이지가 한 권이 되고 한 권이 천 권이 된다.

사소한 습관을 꾸준히 늘려가는 것

사소한 일상의 행위들이 쌓여가면 매우 단단해진다. 작다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는 "100번만 같은 일을 하면 그것이 당신의 무기가 된다."라고 말한다. 지극히 작은 것이라도 매일 반복하면 시간이 흘러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돈이 복리로 불어나듯 습관도 시간이 지나면 곱절로 불어난다.

저자는 이렇게도 말한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습관을 변화시키려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결과 중심의 습관을 형성한다. 그것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정체성 중심의 습관을 세워야 한다. 이는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집중하는 데서 시작한다."

습관에 대한 놀라운 통찰이다. 습관을 바꾼다고 하면 보통 그 행위 자체에 집중하기가 쉽다. 그러나 습관을 존재와 연결시켰다. 습관을 바꾸는 것은 결국 나라는 사람을 바꾸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다. 습관을 바꾸는 것은 처음엔 작은 행위의 변화를 주는 것 같지만 결국은 되고 싶은 자신의 모양을 결정짓는다. 작은 습관의 행위들이 누적되고 쌓이면 당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언젠가 되어 있는 것이다.

 

밖으로 나가지 마십시오. 당신 자신에게 돌아오십시오. 진리는 내면에 존재합니다.ㅡ아우구스티누스

 

시간 관리자가 아니라 시간 창조자의 삶을 살라.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시간 관리자가 아니라 시간 창조자였다. 시간 관리자란 의무적으로 시간에 맞춰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나 시간 창조자는 없던 시간도 만들어내는 데 도사다.

김미경 강사는 한 강의에서 "꿈을 이루어간다는 것은 내가 나한테 내는 숙제의 양이다."라고 말했다. 김미경 학장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24시간 중 가장 몰입이 잘되는 새벽 시간을 활용하고, 틈틈이 읽고 쓰고 말하면서 자신에게 부과한 숙제를 자발적으로 이루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영혼을 기록한 책으로 나의 가슴과 머리에 그들의 영혼을 이식하라! 이것이 바로 내게 없는 것을 남에게 배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ㅡ김시현

 

글쓰기는 수동적인 행위가 아니다. 종이 위에서 펼쳐지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자기 혁명이다. 나는 감히 글쓰기야말로 100번의 심리치료에 버금가는 치유와 자유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하고 싶다.ㅡ김애리

 

1인 미디어의 시대다. 누구나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며 브랜딩할 수 있다. 그 모든 것의 기초는 글쓰기다. 개인 브랜드의 시대에 글을 쓰는 일은 너무도 중요한 것이다. 이제 읽고 소비하는 것을 넘어서 더욱 적극적으로 쓰고 생산하는 자로 거듭나길 바란다. 읽는 독서에서 쓰는 독서로 넘어간다면 또 다른 독서의 희열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책 쓰는 책>을 쓴 저자 김경윤은 이렇게 말했다.

"말의 영역에서도 불평등은 확인되지만 글의 영역에서는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정한 사람만이 글을 읽고 더 소수의 사람만이 글을 쓴다면 글의 영역에서 민주주의는 결코 오지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는 특정한 사람만이 글을 쓰고 소수의 사람만이 글을 읽는 사회가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활발하게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줄 아는 사회여야 한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언어의 민주주의다."

이제는 전문적인 작가만 책을 쓴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민주주의 시대에 누구나 당당히 말하고 글로 쓸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길이다.

 

좋은 결과를 내는 사람은 출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ㅡ소노 요시히로

 

이렇게 특정 분야의 집중적인 독서를 하게 되면, 한 분야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한 분야의 책을 30여 권 정도만 읽어도 핵심적인 주제와 관련된 맥락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질적 목표를 위해 30권에서 100여 권의 책을 권한다. 한 분야의 책을 100여 권 정도 읽는다면 박사학위를 받은 것과 다름이 없다고 한다.

 

다산의 독서법

다산은 초서 독서법으로 유명하다. 초서는 책을 읽다가 중요한 글이 나오면 곁에 쌓아둔 종이를 꺼내 옮겨 적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적은 쪽지들을 분류해서 책으로 엮어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먼저 자기의 뜻을 정하고 목차를 세우고 나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책에서 뽑아낸 자료를 일관성 있고 빠르게 엮을 수 있는 것이다.

초서를 위해서 먼저 해야 할 것은 '주제 정하기'다. 즉 목적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 그래야 그 목적에 맞는 초서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초서는 목적이 있기에 책을 가장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는 방법이다. 키워드 독서라고도 할 수 있다.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키워드를 정해 책을 읽으면 더 빨리 읽을 수 있다. 자신의 주제에 대한 인용문과 관련 글을 더 빠르게 찾게 된다. 주제에 맞지 않는 내용의 글은 읽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건너뛰며 빨리 읽어나갈 수 있다.

필요한 글을 만났을 때 발췌하며 저장해두는 초서는 책을 쓰는 과정과도 동일하다. 한 편의 글이 오로지 자기 생각만으로 채워질 수는 없기 때문에 책을 쓸 때 좋은 재료가 된다. 이렇게 자신의 주제를 정하고 발췌를 하고 자신의 경험을 잘 버무린다면 정말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된다. 다산은 이렇게 읽고 쓰면서 18년의 유배지에서 500여 권의 책을 쓸 수 있었다. 목적이 있는 독서를 했던 것이다.

 

특히 젊었을 때는 절대적으로 닥치는 대로 읽을 필요가 있다. 이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계속 아웃풋을 내놓는 사람은 인생의 어느 시기에 인풋만 하는 시기가 있었다. 수권의 베스트셀러를 내놓은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대학원 석사 시절부터 박사 후 과정 시절까지 오로지 인풋만 하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나의 경우는 대학생 시절, 출산 전 임신 기간, 일터를 떠난 후 6개월에서 1년을 절대 안식의 시간으로 보냈다. 이때 되도록 만남을 피하고 오로지 인풋에 집중했다. 이 시간은 새로운 공부와 기술을 익힐 수 있는 나에게 중요한 시기였다. 사람들이 자신을 불러주지 않은 시기에 더욱 독서를 즐기면서 인풋 해라.

 

1년 365일, 하루에 3시간 이상 책을 읽으며 노트할 수 있도록 모든 일정표를 거기에 맞춰 짠다. 그렇게 20년을 하고 나니 지금은 계속 이야기를 해도 했던 소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ㅡ브라이언 트레이시

 

잘 읽는 방법은 성실하게 읽는 방법뿐이 없다. 독서의 속도는 결국 누적된 독서량이다. 다독가들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처음부터 책을 많이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났기 때문도 특별히 똑똑하고 지능이 좋아서도 아니다. 그저 꾸준히 읽다 보니 수많은 지식과 지혜가 쌓였고 나름의 요령이 생기면서 독서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누가 규정해주는 공부를 더 이상 하기 싫었다. 철저히 내 주도적인 공부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치열하게 했고, 책을 썼다. 독서는 시공간의 제약을 떠나서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철저히 자신의 계획 아래에서 자신의 가슴을 좇는 공부를 할 수 있다.

<책 읽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의 저자 김애리는 자신만의 독서대학을 만들어볼 것을 권면한다. 좋은 생각이다. 관심 분야의 주제를 한 가지를 정해서 30~40권 정도의 책을 읽는 것이다. 책값을 평균 13,000원으로 잡았을 때 40권이라면 약 52만 원의 비용이 든다. 학기당 수백만 원에 달하는 대학 학비의 3분의 1도 못 미치는 셈이다.

당신만의 독서 대학을 만들어라. 이 대학에서 학장도 당신이고, 학생도 당신이다. 한 학기도 좋고 1년도 좋다. 매 학기 또는 매년 자신이 만들고 운영하는 독서대학은 성취감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당신의 인생을 한 단계 높여줄 것이다. 독서 주제를 정하고 몇 권을 읽을지 계획하라.

교양을 넓히고 싶다면 교양 과목으로 지정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계회하고 권수를 정해봐도 좋다. 다 읽었으면 당신만의 학점을 주어라. 읽을 책 한 권과 노트, 자신이 앉을 한쪽의 자리만 있으면 족하다. 매 순간 즐겁고 희열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독서를 자신의 무기로 만들어라. 이는 새로운 세상을 읽고 적응하고 오랫동안 당신의 커리어를 지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지금의 당신과 5년 후의 당신에게 차이를 만들어주는 것은 그 기간에 당신이 만나는 사람들과 당신이 읽는 책들에 달려 있다.ㅡ이현

 

독서를 통해 비판적 사고를 키우고, 다양한 정서적 함양을 키워가며 자신만의 실력을 키워가야 한다. 선진국들은 이를 위해 어릴 때부터 독서 교육에 매우 심혈을 기울인다. 공부가 한때 필요한 스펙 쌓기라면 독서는 평생의 스토리 쌓기다. 독서를 통해서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갈 수 있다. 독서를 할 때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등의 여러 질문을 던지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게 된다.

이렇게 독서는 자기만의 온리원 실력을 갖추게 한다. 집단 문화와 위계질서가 강한 한국 사회 속에서 책을 읽을 때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다. 그 시간을 통해서 집단과 나를 분리하여 나만의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공간을 얻는다. 누가 규정 지어준 공부가 아닌 자유로운 독서의 세계를 탐닉해가면서 자기만의 질문을 던지며 답을 얻게 된다. 독서는 집단 속의 나가 아닌 진정한 나를 발견하며 실력도 키우는 최고의 자기 사랑법인 것이다.

 

인간은 자유를 통해 자신의 운명을 조각할 수 있다.ㅡ배철현

 

존 스튜어트 밀은 이렇게 말했다.

"그저 관습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기만 하는 사람은 아무런 선택도 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이 최선인지 구분하는 또는 가장 좋은 것에 욕망을 느끼는 훈련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근육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정신이나 도덕적 힘도 자꾸 써야 커진다. 다른 사람이 믿으니까 자기도 믿는 경우도 그렇지만 그저 어떤 일을 다른 사람이 하니까 따라 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의 방식을 찾고 추구하는 과정 자체에 행복이 있다. 그 행복한 삶의 중심에는 자유가 필요하다. 자신을 믿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유는 자존감을 높여주며 당당히 살아가는 밑바탕이 된다. 자기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선택하는 사람만이 밀의 말대로 자기가 타고난 모든 능력을 사용하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기의 언어를 찾아가는 주체적인 일이다. 우리가 부딪치는 삶의 정황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말들이 때론 부족하다.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언어, 다른 지식,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산다는 것은 곧 언어를 갖는 것이다. 그 언어를 갖기 위해서는 여러 언어들 사이를 부지런히 다녀야 한다.

자기 언어를 갖지 못한 자는 결국 제도 교육과 세상이 정의하는 언어에 세뇌되고, 휘둘리고, 그 잣대로 비교하면서 불행에 빠지게 된다. 마서 킨더는 "남들이 당신을 설명하도록 내버려두지 마라.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또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를 남들이 말하게 하지 마라."라고 한다.

독서를 통해 삶을 잠시 멈추고,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을 얻게 된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한다. 진짜와 거짓을 가를 수 있는 분별력을 가져다주고, 더 이상 조종당하지 않고 자기만의 언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또렷이 자기만의 삶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

 

변화를 싫어하거나 안주하는 이유는 자기만족 때문이다. 자신에 대해서 쉽게 만족한다는 것은 가짜 자존감일 수 있다.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취한다. 자신을 가꾸고 발전시켜갈 줄 안다. 그 과정에서의 희열과 성취감을 누린다. 그러나 너무 쉽게 자기만족에 이르는 것은 가면일 수 있다. 자기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대면하기 싫어하는 나약함일 수 있다. 자기를 신뢰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지금 이 순간에 제한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혁신하려는 용기 있는 도전을 한다.

 

이지성 작가는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 인문 고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당신의 인생을 혁명적으로 바꾸려면 인문 고전 독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내용을 이해하고 못 하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천재들의 생각하는 방식과 접촉한다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문 고전을 지속적으로 읽을 때 사고의 수준이 달라지고 평범한 생각밖에 할 줄 모르던 두뇌가 천재적인 사고를 하기 시작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존 스튜어트 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 많은 사람들이 인문 고전 독서로 개인의 생각 수준과 인생을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가문과 나라를 바꾸기까지 했다.

독서는 개인뿐만 아니라 가문과 나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아니 나라와 가문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특히 수천 년의 지혜가 담겨 있는 인문 고전의 묵직한 책들은 그 책을 읽는 개인의 운명뿐 아니라 사회와 나라와 세계와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위대한 일을 하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많은 경우, 자신의 미래를 만든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ㅡ랄프 왈도 에머슨

 

독서는 최고의 공부법

피터 드러커는 취업과 동시에 대학에 진학했지만 학교는  한 번도 나가지 않고 오로지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공부를 했다. 당시는 강의에 출석하지 않아도 졸업 시험만 치르면 학위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일하고 있는 사무실 맞은편에 있는 한 공립 도서관에서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훗날 자신의 책 <피터 드러커: 나의 이력서>에서 말하길 "나는 도서관에서 진짜 대학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라고 고백한다. 그는 3~4년마다 경제학, 통계학, 일본 미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주제를 정해 집중적으로 전문 분야를 공부하는 독서 습관이 있다. 이런 공부 습관은 평생 이어진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발자크의 인간희극 시리즈 읽기', '셰익스피어 전집을 천천히 주의 깊게 읽기' 등 목표를 세워가며 책을 읽어갔다.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기 위해 책을 읽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평생 해간다. 그러했기에 그는 서른 권이 넘는 책을 내고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글들을 쓸 수 있었다. 또한 신문기자, 컨설턴트, 대학교수 등 여러 직업을 거치면서도 일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는 "이런 공부는 나에게 상당한 지식을 쌓게 해주었고, 나로 하여금 새로운 주제와 새로운 시각 그리고 새로운 방법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어떤 일에서든 전문가로 인정받고 싶다면 끊임없이 독서를 하며 새로운 주제를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서만큼 쉽고 효율적인 공부가 없다. 책 한 권만 가지고 있다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즉시 공부할 수 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학원에 갈 필요도 없고, 비싼 돈 주고 강의를 들을 필요도 없다. 시험과 숙제의 부담도 없고 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해갈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 주관에 달려 있다. 내가 관심 있고 가슴 뛰는 분야를 정해 집중해서 해가면 된다. 누구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그저 책을 충실히 읽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읽으면 할 일이 생긴다

이제 직업이 '학생'이 되어야 하는 평생 공부 시대다. 나이와 상황이 중요하지 않다. 이른 퇴직을 하든, 경력 단절 여성이든 누구나 독서로 기존의 분야를 깊게 할 수도 있고, 새로운 분야를 정해 진로를 정할 수 있다.

이시형 박사는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에서 "60세가 되었어도 10년을 독서하면 70세에 할 일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실제 그가 여든이 넘는 나이에도 꾸준히 독서하고 책을 쓰고 일하는 것을 보면 놀랍다.

김형석 교수는 <백 년을 살아보니>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을 썼을 때는 97세였다. 2020년에는 만 100세를 맞이하여 <백세 일기>라는 책을 출판했다. 그는 말한다.

"인생에서 50에서 80까지는 단절되지 않은 한 기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50부터는 80이 되었을 때 나는 적어도 이러한 삶의 조각품을 완성해야 한다는 준비와 계획과 신념과 꾸준한 용기를 갖고, 제2의 마라톤을 달리는 각오로 재출발해야 한다."

은퇴 후 경제적 준비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어떻게 채우고, 나누고, 향유할지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야 한다. 김형석은 60대가 되어서도 진지하게 공부하며 일하는 사람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고 말한다.

독서는 최고의 공부법이다. 100세 시대에 우리는 공부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독서를 통해서 계속 새로운 이력을 만들어갈 수 있다. 죽는 날까지 기여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독서를 통해서 가능하다. 나 또한 퇴직을 하고 더욱 몰입된 독서를 통해서 책을 쓰고 새로운 이력을 만들고 있다. 이 책을 쓰고 있는 중에도 다음에는 어떤 책을 써야 하나 궁리하고 있다.

 

독서를 통해 뇌는 정년퇴직이 없게 된다. 100세까지 성장하는 뇌를 갖게 한다.

독서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길이다. 그러니 늙어서도 배움을 멈추지 말라. 100세까지 책 탐험을 멈추지 말라. 독서를 하면 젊은 정신을 가지고 삶, 새로운 취미와 꿈을 만나며 다양한 이력을 추가해갈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나이 들어서도 더 단단하게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독서는 정년퇴직이 없다. 죽기 직전까지도 할 수 있는 것이 책 읽기다. 독서를 통해서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여 전문성을 가지고 책을 쓰고 강사가 될 수도 있다. 책은 경제적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를 더 깊고 넓게 해준다. 한 권의 책을 읽을 때마다 만나는 새로운 세상은 늙어서도 가슴이 뛰게 한다.

 

숭고함이란 당신의 이전보다 나은 인간이 되는 것이다.ㅡ어니스트 헤밍웨이

 

니체는 "춤추는 별을 잉태하려면 반드시 스스로의 내면에 혼돈을 지녀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 저마다 별 하나씩 품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잉태하고 태어나게 해서 나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춤추게 하는 별이 되려면 우리 내면에 일어나는 혼돈의 길들을 통과해야 한다.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소중하다. 우리에겐 각자만의 소명이 있다. 그 소명을 발견한 사람은 시간의 소중함, 생명의 감사함을 매일 느끼며 살아간다. 소명은 시간에 대한 감각을 새롭게 한다. 매일이 신나고 살아 있다는 감각을 느끼며 모든 것에 축복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소명을 발견하고 그것을 깊고 넓게 만들어가는 것은 너무도 중요하다. 단순히 부와 성공을 넘어 그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충만히 느끼는 것이며 생의 희열을 만끽하는 것이다.

 

미국의 존경받는 교육 지도자이자 사회운동가인 파커 팔머는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에서 이렇게 말했다.

"소명은 의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듣는 데서 출발한다. 내가 들어야 할 내면의 부름의 목소리다."

"소명이란 성취해야 할 목표가 아니다. 이미 주어져 있는 선물이다."

이 책은 "한밤중에 깨어나 '지금 내 삶이 내가 원하던 것일까?'를 물으며 잠을 설쳐본 사람들에게"라는 문장의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그는 삶의 바닥에서 생겨나는 질문에 충실하면서, 단순히 무엇이 되려고 하기보다 진짜 '내가 됨'으로 소명을 다시 한번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 모두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그 질문에서 도피하지 않고 답할 필요가 있다. 그 질문에 답하다 보면 자신만의 소명을 발견할 수 있다. 소명은 세상의 필요와 나만의 재능과 열정이 정확히 만나는 지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를 무시하고 타인의 말에 휘둘려 수동적인 삶을 살곤 한다. 늦더라도 답해야 한다.

이제는 자신의 감각과 생각으로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가야 한다. 100세 시대, 긴 인생이다. 우리의 손길, 발길이 필요한 곳이 너무 많다. 우울해할 시간이 없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자신의 꿈과 성장을 나누어라. 파커 팔머는 "풍요는 우리가 공동체를 이루려는 의식을 가지고 공동으로 저장한 것들을 자축하고 함께 나눌 때 찾아온다."라고 말했다. 나눔은 단단해진 내가 더 단단해지는 자존감의 끝이다.

그러나 소명을 이루어가는 길은 쉽지 않다. 무수한 흔들림과 좌절의 순간을 버티고 지나가야 한다.

<승화>를 쓴 배철현은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지닌 최대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일에 몰입하지 않는 한 인간은 불행하다. 만일 그가 자기실현의 임무를 찾지 못했다면, 그래서 그저 그런 일을 수년간 지루하게 반복한다면 그는 자기 파괴적이며 언제나 변명을 일삼는 인간으로 전락할 것이다. 자기실현은 자신의 생각을 반드시 행동으로 옮겨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신에게 도전적인 일을 지속하는 인내다. 인간은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 철학자란 자신도 잘 모르는 외국 철학자의 난해한 이론을 소개하고 강연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심오한 생각으로 삶을 통해 실험하고 그 성공과 실패를 주위 사람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람이다. 철학자는 침묵을 실천하고 행동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남은 생에 내 앞에 어떤 도전과 어려움을 또 마주할지 모르겠다. 주어진 하루하루는 모두 내가 처음 맞이하는 날들이다. 그래서 늘 어렵고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 책을 가까이한다면 그것은 나의 가장 가까운 곁에 되어서 작은 소리로 때론 큰 소리로 나를 인도해 줄 것이다. 잘못된 선택과 실수로 후회하는 순간조차도 책 속의 다양한 사람은 나의 아군이 되어서 '괜찮다고, 같이 가자고, 조금 쉬어도 좋다고, 이제 일어서라'고 말하면서 힘을 실어줄 것이다. 수많은 답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책은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책을 읽으며 나만의 답을 찾아서 당당히 걸어갈 것이다.

 

모든 만남은 나를 단단하게 성장시켜주었다. 수십 억 사람들 속에서, 이 세상을 살면서 어떤 식으로든 엮였다는 것 자체가 신이 주신 선물이다.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