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며 책을 써왔던 삶은 지금까지 '남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에 살던 나'를, '내가 써가는 세상의 나'로 만들었다. 그래서 내 인생은 조금 더 행복해졌다. 내 삶을 기록한 책이 한 권 한 권 더해질수록 내 삶도 좀 더 풍성해지고 의미 있어졌다.
바쁜 한 주를 보내고 조금 여유로워지는 주말, 여유가 나태가 되기 전에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노트북을 챙겨 조용한 카페의 햇살 좋은 자리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모금에 한 줄씩 글을 써 내려갑니다. 여유로워 보이지 않나요?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히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 '책 쓰는 토요일'은 일상의 쉼표가 되어줄 겁니다.
중요한 건 내가 쓰고자 하는, 책을 통해 전하고 싶은 내용입니다. 처음으로 책의 내용을 완성하는 '초고' 단계에서는 멋진 문장을 쓰려고 노력하기보다, 쓰고 싶은 이야기를 끝까지 써 나가는 걸 목표로 하면 됩니다.
책을 여러 권 낸 전문가라 하더라도 노트북을 열고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한 줄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아는 것과 잘 쓰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죠.
책을 쓸 때는 누구나 자신이 알고 있는 10%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나머지 90%는 글을 써 나가면서 채워지죠. 글을 쓰면서 자신이 주장했던 것들을 적고, 정말 그게 맞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찾고, 그래도 헛갈리면 직접 경험해 보고 쓰면 됩니다.
책 쓰기는 이렇듯 한 권의 책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부족했던 90%를 채우는 일입니다.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첫 문장을 여는 여러분과 마지막 문장을 닫는 여러분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됩니다. 책을 쓰는 만큼 여러분도 성장하기 때문이죠.
'내가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누구를 위해 이렇게 바쁘게 살고 있는 거지?'
눈으로 한 번 읽히고 던져지는 인스턴트 책을 쓰기를 원하나요? 책을 냈다는 게 전부가 아니라, 오래도록 사람들이 아끼고 좋아하는 책을 쓰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내 책에 쓰여진 나의 삶과 생각을 존중받는 그런 책의 저자가 되고 싶지 않은가요?
"과거에 있었던 일들은 각각 하나의 사건과 하나의 점들에 불과했으나, 돌이켜 보면 그 각각의 점들은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나를 이곳까지 오게 만들었다."ㅡ스티브 잡스
여러분의 삶은 이미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대답해 봐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왔다면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주는 삶으로 바꾸어 나갔으면 합니다.
꼭 완벽하게 성공한 사람만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결과를 받아들이는 사고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를 낳는다.
이렇게 노력과 결과에 대해 말하며 만화(슬램덩크) 속 한 장면을 곁들입니다. 북산에 패배한 산왕공고 감독의 대사는 지금 봐도 얼마나 멋진지요!
"우리가 진 것이 얼마 만이냐. 이번 경험은 커다란 재산이 될 것이다."
회사에서 느끼는 일들이 '내 책의 주제'이자 '내 책의 글감'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하면 하루하루가 달라집니다. 회사는 살아 있는 글감을 제공하는 최고의 장소죠.
한 권의 책을 쓴다는 건 엄청난 일입니다. 일단 분량부터가 어마어마하죠. 보통 책 한 권이 200~300쪽 가량 되니까, 처음에는 막막하고 두렵기 짝이 없습니다. 어떻게 페이지를 채울 것인지 생각하면 굳게 닫힌 문 앞, 혹은 거대한 산을 마주한 듯한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 번에 하나씩!'
이 말은 우리가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일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너무 커 보이고 너무 복잡해서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을 만나면 꼭 이 말을 떠올려 보세요.
아무리 큰 일이라도 시작점은 하나입니다. 가장 높은 곳에 오르고 싶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맨 처음 밟아야 할 첫 번째 계단을 찾는 겁니다. 그 다음에는 한 계단 한 계단, 한 번에 하나씩 밟고 올라가다 보면 결국 맨 꼭대기에 도착하게 됩니다.
책 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매일 정해진 분량을 꾸준히 채워 나가면 반드시 끝낼 수 있습니다.
그럼, 어느 정도 써야 하는지 '분량'을 정해야 하는데요. 원고에서 계단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절 제목'입니다. 책에서 큰 주제를 '장'이라고 한다면 '장'에 속한 각각의 챕터를 '절'이라고 보면 됩니다. 매일매일 우리가 써야 할 분량은 책 전체가 아니라 아주 작은 부분, 즉 한 절(챕터)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 오늘 제가 마감을 해야 하는 부분은 지금 읽고 있는 '목차, 절반의 완성'입니다.
'초고'를 끝낼 때까지는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활자로 바꾸어 가득 채울 때까지 어디서나 글을 쓰기를 권합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는 브레이크가 아닌 액셀을 밟아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내내 '내가 지금 잘 쓰고 있는 걸까?' '이 부분은 고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갈팡질팡하는 마음을요. 앞에 썼던 글을 모두 지우고 새로 쓰고 싶은 그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아야 합니다. 처음 쓴 원고를 고치다 보면 책은 영원히 끝낼 수 없습니다.
절대로 뒤돌아보지 마세요. 수정은 나중에 해도 충분합니다. 목차에 맞춰 착실하게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해야 합니다. 어제 쓴 글을 읽으면 고치고 싶고, 한 번 고치게 되면 계속 고치게 됩니다. 일단 끝까지 써봐야 여러분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이 무엇인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초고를 끝까지 완성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평송 글로 먹고살았던 사람이 아니라면 글을 잘 쓰지 못하는 건 너무도 당연합니다. 처음부터 멋진 문장, 화려한 수사, 가슴 저린 문장을 쓰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미사여구에 집착하여 잘 쓰려 하지 말고 일단 써야 합니다.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에 심사위원으로 나온 가수 박진영이 "노래를 부를 때는 공기 반, 소리 반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듯이, 여러분의 책 역시 평소 말투 그대로 자연스럽게 쓰면 됩니다.
수정은 나중에 해도 됩니다. 다소 투박하더라도 여러분의 생각이 말이 되고 글이 될 수 있도록 써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흉내내는 순간, 글은 다른 사람의 것이 됩니다.
그러니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방식대로 진솔하게 풀어 나가는 것이 먼저입니다.
초고는 되도록 빨리 끝내는 게 좋습니다. 초고를 빨리 끝내고 싶다면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글을 멋지게 쓰겠다는 생각보다 '아무 곳에서나' '어떻게라도' 쓰겠다고 다짐해야 합니다.
초고 때는 맞춤법과 전체 구성은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어차피 퇴고와 탈고 단계에서 끝없이 고치는 과정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목표로 하는 책이 300쪽 분량이라면 2로 나누면 됩니다. 그러면 150이 되죠? A4 용지로 150장을 쓰면 300쪽의 책이 됩니다.
매일 한 장씩 쓰겠다고 결심하면 150일이면 초고가 끝납니다. 150일은 대략 5개월입니다. 평생의 소원인 책 쓰기가 하루에 A4 한 장 글을 쓰면 반년도 되지 않아 끝난다니 대단하지 않나요? 하루에 두 장을 쓰면? 75일, 3개월이 채 되지 않습니다.
대략 A4 120~130장 정도면 충분합니다. 요즘은 책도 작아지고 있어 원고 분량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니 80~100장 정도면 230쪽 분량의 책이 나옵니다.
우선 내용이 먼저이고, 분량이나 문장력은 나중의 일입니다. 그러니 뒤돌아보지 말고 달리세요.
절대로 글을 쓰는 속도를 떨어트리지 마세요.
최대한 쉽고 편하게 쓰면 됩니다. 앞에서 목차를 벤치마킹했듯 머리말도 다른 작가들의 것을 참고하면 좋습니다.
솔직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당신의 이야기에 더 빠져들게 되죠.
글은 경제적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 경제적이란 말은 불필요한 걸 뺀다는 뜻입니다.
'문장은 졸인다.'
이것 하나만 기억해도 간결하고 힘있는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책을 쓴 저자라고 하여 꼭 대단한 사람은 아닙니다. 모두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입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오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저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써서 책으로 냈고, 여러분은 아직 쓰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만 다릅니다. 그러니 걱정할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필사] 나이 서른에 책 3,000권을 읽어봤더니(이상민) (0) | 2023.12.14 |
---|---|
[필사] 수상한 이발소(야마모토 코우시) (0) | 2023.12.13 |
[필사] 하루 한 페이지, 나를 사랑하게 되는 독서의 힘(변은혜) (0) | 2023.12.07 |
[필사] 사생활의 천재들(정혜윤) (0) | 2023.12.07 |
[필사] 삶을 바꾸는 책 읽기(정혜윤) (0) | 2023.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