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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소소하게, 독서중독(김우태)

정말 부러운 사람을 보았다. 작가 한근태다. 그의 글을 보자.요즘 동시에 몇 권의 책을 쓴다. 많은 글을 쓰려면 생활이 심플해야 한다. 저녁 약속이 있거나 늦게 자거나 술을 마시면 리듬이 깨진다. 완전 승려의 생활과 다름없다. 예전엔 술도 좋아하고 모임도 제법 많았다. 요즘은 저녁 약속을 거의 하지 않는다. 주로 점심으로 대체한다.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쓴다. 글을 쓰다 지치면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한다. 점심을 먹고 서점에 가거나 영화를 본다. 아니면 산책을 한다. 책을 읽거나 읽은 책의 주요 대목을 입력하거나 신문을 본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수시로 차를 마신다. 보이차, 우롱차, 녹차, 연잎차, 메밀차, 커피 등등.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다. 낮잠도 즐긴다. 저녁을 먹고는 가족들과 논다. 9시쯤 ..

읽기 2025.01.29

[필사] 싶싶한 하루 보내세요(권민정, 라일락, 박다흰, 서예빈, 안화용)

어제 프랑스어 수업에서는 나를 잊어버리기에 대해 배웠다. 프랑스어는 ‘연기하다’와 ‘놀다’에 같은 단어를 쓰는데 언어를 처음 배울 때는 원어민을 연기하는 게 필요하고, 그건 놀아야 하는 거고, 그러려면 나를 잊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무대 위에서 내가 잘하나 못하나를 의식하는 배우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쉬울 거다).아, 나한텐 지금 이게 가장 필요하구나. 연기하듯 쓰기, 놀 듯 쓰기, 나를 잊고 쓰기.밖으로 나갔다. 방에는 자아가 너무 많으므로. “잘 써야겠다는 마음 때문에 한 줄도 못 쓰겠다”고 말했더니, 글쓰는 이에게 그건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글 쓰기에 좋은 컨디션 같은 건 없다고. 망할 것 같아도, 망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도 그냥 묵묵히 써야 하는 거라고. 무엇을 써야 할까. 어떻게 써야 ..

읽기 2025.01.28

[필사] 먹고살고 글쓰고(김현진, 이서수, 송승언, 김혜나, 정보라, 전민식, 조영주, 김이듬, 이원석)

자주 읽고 맹렬히 쓰다 보니 20년이 훌쩍 지나갔다. 지금 당장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하면 된다. 그러면 그 순간 당신은 작가가 된다. 작가가 되기란 그토록 간단하다. 걷기가 간단한 이유와 비슷하다. 왼발을 옮기고 오른발을 옮기고, 다시 왼발을 옮기고 오른발을 옮기는 것처럼, 다리가 무거워도 옮기다 보면 저만치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처럼. 당장 오늘부터 시작하여 아직은 글 쓸 여유가 없다는 머릿속의 속삭임을 꽉 누르고 묵묵히 쓰는 것이다.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직장을 그만둬선 안 됩니다.” 글쓰기 같은 예술 쪽 분야에 뜻이 있다면 절대 돈 나오는 구멍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간혹 생업을 그만두고 글쓰기에 전념하겠다는 사람이 있는데 도시락을 몇 개씩 싸들고 쫓아다녀서라도 말리..

읽기 2025.01.26

[필사] 내 하루도 에세이가 될까요?(이하루)

작디작은 내 삶을 글로 쓰기 시작한 건 3년 전부터다. 성공담보다 실패담이 압도적으로 많은 나였다. 가끔 평범하고, 대부분 평범에도 미치지 못했던 나였다. 이토록 시시한 사람에게 무슨 이야기가 있겠어. 시작부터 나는 나를 의심하고 하찮게 여겼다. 겨우 용기 내 ‘나의 비정규직 직장생활’에 관한 얘기를 썼다. 목표는 없었다. 그냥 썼다. 아이러니한 건 이렇게 쓴 글로 상을 받고 책을 출간하게 됐다는 사실이다.‘쓸 만한 삶’이 어떤 삶인지 궁금했다. 어른이 된 지 16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답을 찾았다. 쓸 만한 삶이란 쓰는 삶이다. 세상 어디에도 그냥 시시한 삶은 없다. 그저 아직 쓰지 못한 삶이 있을 뿐이다.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무라카미 류, 작가의 말 중 생각하고, 느끼고, 묻기 표현하..

읽기 2025.01.17

[필사] 행복은 능동적(노연경)

꼭 무엇인가 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이미 ‘나’ 자체로 다 되었다.무엇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어디서 나왔던 걸까. 무엇이 되려고. 가수? 작가? 사업가? 직급을 올리는 것? 직업을 가지는 것? 어떤 직업을 갖는 것이 진정한 내가 되는 것이었을까? 아니었다. 직업은 언제든 바꿔 입을 수 있는 옷에 불과했다. 낮에는 회사원이다가 저녁엔 작은 홀에서 노래를 부르는 록가수일 수 있다. 뭐가 되었든 회사원인 나도, 노래를 부르는 나도 결국엔 모두 ‘나’인 것이다.나는 꽤 오랫동안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쌍둥이와 비교하면서, 또 다른 이들과 비교하면서 얼른 훌륭한 업적을 이뤄내야만 한다는 조급한 마음에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포기해 왔다. 시작부터 완성을 바랐다. 너무 큰 부담을 가지고 좋아하는 것들을 대했..

읽기 2025.01.13

[필사] 블로그 글쓰기는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로미, 신은영, 윤담, 주얼송)

처음부터 특별해서가 아니라 도전하고 새로운 경험을 쌓으면서 특별해졌다. 블로그를 하면서 내 삶을 한 페이지씩 차곡차곡 기록해 나가고 있다는 것 우연히 세바지 강연 박재민 배우 편 ‘자신에게 기회를 줄 때 성장합니다’ 영상을 보았어요. 박재민 배우는 “여러 일을 하는 자신이 ‘한 우물만 파라, 오지랖이다,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라는 주변의 이야기에 크게 휩쓸리지 않았던 것은 목표가 아닌 과정에 집중했기 때문이었다”라고 말했어요. 현재를 꾸준히 기록으로 남기다 보니 꽤 많은 양의 글이 쌓였습니다. 쉽게 시작해야 합니다. 새로운 것을 할 때는 기분 좋아지는 무언가를 보상함으로써 저항을 줄여보세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즉각적인 보상입니다. 우리의 일상은 보석처럼 반짝이는 글감들로 가득하다. 우리의 일상에는 작..

읽기 2025.01.13

[필사] 서평 글쓰기 특강(김민영, 황선애)

생각이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상태입니다. 글이나 말로 구체화하기 전에는 그 정체를 알 수 없습니다. 의 발행인 홍세화 씨는 글쓰기를 가리켜 “주체적 자아 형성에서 빠질 수 없는 과정”이라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글을 쓰다 보면 주관이 뚜렷해지고, 자신감이 생깁니다. 서평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읽은 책을 기억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책을 좀더 깊이 읽게 되고, 나의 생각과 더 가까이 마주하게 됩니다. 이 과정이 개인적인 독후감에 머무르지 않고 독자를 생각하는 서평으로 나아갈 때, 또 하나의 이유가 덧붙여집니다. 바로 소통입니다. 공을 들여 서평을 쓰는 이유는 내가 느낀 감동과 생각을 누군가와 나누기 위한 게 아닐까요. 서평을 잘 쓰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읽기 2025.01.13

[필사]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정아은)

글쓰기는 철저히 주관의 산물이며, 글쓰기에 관한 이론 또한 결국엔 주관의 산물일 수밖에 없으리라. 어차피 제대로 쓰지도 못할 게 뻔한데 이걸 계속 써서 뭐 해? 이렇게 엉터리로 쓸 바엔 차라리 쓰지 말자.이런 생각을 반복하다가, 끝내는 글쓰기를 중단하게 된다. 그리고 다짐한다. 다음에. 충분히 준비하고 다시 써야지. 생각을 가다듬은 뒤에 제대로 써야지. 이렇게 중단된 글쓰기가 훗날 다시 이어질 확률은 0.0000000000000001퍼센트 정도 된다.쓰고 있는 글이 ‘잘 쓴 글’이 아닐 거라는 의심과 회의를 극복하고 끝까지 계속 썼다면 그 글은 생명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중간에 그만두어버린 글은 다시 소생하기 힘들다. 내용이 마음에 들든 들지 않든 개의치 않고 생각했던 화두를 끝까지 밀고 나가 완성한..

읽기 2025.01.13

[필사] A4 한 장을 쓰는 힘(안광복)

읽은 내용을, 나아가 자신의 체험을 자기 말투와 생각으로 정리하여 영혼에 심는 능력 영혼의 근육을 제대로 기르려면 글쓰기에 ‘중독’되어 즐기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좋은 욕구도 훈련해야 자라난다. 나에게 필요한 책은 무엇인지, 어떤 독서 기록이 의미 있는지를 알려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수없이 되묻고 곱씹어보라. 이렇게 단련된 욕구는 독서 의욕과 쓰고 싶은 마음을 이끌어낸다. 이때에만 ‘긍정적 중독’이 일어날 테다. 진정한 독서가는 아무런 보상이 없어도 책 읽기를 즐긴다. 위대한 작가에게 쓰기는 그 자체로 쾌감을 주는 활동이다. 꾸준히 읽고 독서 노트를 남기는 ‘습관’의 뿌리는 긍정적 중독에 있다. 김열규 교수는 자신의 공부론을 이렇게 결론 내린다. “다른 이의 보호 없이는 생존조차 위태로운 존재로 ..

읽기 2025.01.10

[필사] 꽃은 누구에게나 핀다(오은환)

지나고 나서 보니,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시간도, 목표대로 살아지지 않았던 날들도 저마다 의미가 있었다. 모든 날, 모든 순간이 내가 꽃을 피우는 데 양분이 되어 주었다. 후회할 행동을 하다가 정말 후회하게 됐을 때 그때를 기점으로 변화를 결심하게 됐고, 정말 성실하게 했는데도 원치 않는 결과를 맞이했을 때는 겸손함을 배웠으니까. 사람은 모든 경험을 통해서 이전보다 더 멋지게 살아갈 가능성이 넘치는 존재였다. 혹시 예전의 나와 같이 자신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면, 꽃으로 예쁘게 피어날 당신에게 전하고 싶다.당신이 살아온 그 어떤 날도 틀리지 않았으며, 반드시 활짝 피어날 거라고.지금껏 걸어온 길이 앞날을 꽃길로 만들어 줄 거라고. 걱정과 조바심들에 삼켜지지 말고, 살아온 순간마다 의미가 있음을 기억하며..

읽기 2025.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