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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 어둔 밤을 지키는 야간약국(고혜원)

“무턱대고 참는 것보다 여러 방법을 시도해야 해. 그래야 어떤 방법이 나한테 가장 잘 맞는지 알 수 있으니까.” “똑같은 문제라도 사람마다 해결하는 방법이 다르단 뜻이야.” “어떤 문제는 해결하지 않으려고 하기도 해. 그냥, 내 문제랑 같이 사는 거지. 평생.”“네? 그럼 힘들잖아요.”“그게 내 방법이야.”“전 그런 방법 못 쓰겠는걸요.”“그러니까 너만의 방법을 찾아야지.”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고, 알아봐 주지 않아도 계속 해나가는 힘. “그것도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이에요. 통했다니 다행이네.”“저한테는 잘 맞는 방법이었어요.”“언젠가 그 방법도 내성이 생길지 몰라요. 그러면 그땐 다른 방법이 필요한가 보다 해요. 틀렸다고 생각하지 말고.” “괜찮아. 네가 앞으로 연극 안 할 것도 아니고. 그러니..

읽기 2025.04.14

[필사] 그렇게 나는 다시 삶을 선택했다(최지은)

그리고 한 가지를 깨달았다. 지난 열흘간 지옥을 오가며 가장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암이 전이되었다는 사실도 아니었고, 생존율이 매우 낮아졌다는 사실도 아니었고, 끔찍한 치료를 더 해야 한다는 사실도 아니었다. 내가 가장 견딜 수 없었던 것은 두려움에 잠식되어 인생을 완전히 놓아버린 내 태도였다. 그 두려움은 암보다 빠르게 내 온몸에 퍼져나갔다. 얼마나 남았을지 모를 내 인생에 대해서 이렇게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 나 자신이 암보다도 싫었다.이런 일이 나한테 왜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돌이킬 방법은 없었다. 대신 이 일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전적으로 내가 결정할 수 있었다. 두려움에 절인 피클처럼 물컹하게 누워 있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고, 바닷가로 걸어나와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조금이라도 더 느껴보려 하는 것을 ..

읽기 2025.04.01

[필사] 치우치지 않는 삶(웨인 다이어)

미래는 꿈으로 만들어졌다. 그 외에 다른 무엇으로도 만들어질 수 없다. 그러므로 미리 미래를 보려는 자는 늘 꿈을 꿔야 한다. 꿈은 멋진 것이다. 애쓰지 마라. 결국 네 운명대로 살게 될 것이다. 운명이 이끄는 대로, 살아지는 대로 살아라. 우리는 우주적 존재들이다. 가장 깊은 곳에서, 한 방울의 바닷물 안에 모든 바다가 들어 있듯, 한 개인은 인류의 보편성을 공유한다. 인류의 집단 무의식은 다양한 개인을 싣고 스스로의 길을 간다. 우리의 미래 역시 그 길 위에 있다. 이 서양인의 해석이 이렇다면, 나의 해석은 무엇일까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위대한 독법이다. 남의 글을 따라가되 자신의 견지를 갖추어 되묻는 것이야말로 진실로 잘 배우는 방법이다. 전통적인 >의 해석에 갇히지 말고, 이 서양인처럼 스..

읽기 2025.03.31

[필사] 사소한 불행에 인생을 내어주지 마라(요한 크라우네스)

우주의 원칙들과 조화를 이루며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 이것이 스토아 철학의 목표다. 만물은 신성한 유대로 맺어져 있다. 서로 생소한 것이란 없다. 모든 피조물은 상호보완하면서 똑같이 세상의 조화로운 질서를 목표로 한다. 세상만사는 뜻깊은 의미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 행복은 삶을 대하는 태도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이성과 그 원칙들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의 결과다. 스토아주의에서 내건 최고의 이상은 ‘아파테이아Apatheia’, 즉 초연함이다. 어떠한 정념이나 욕망에도 휘둘리지 않는 상태를 뜻하는 초연함은 변화무쌍한 운명 앞에서 각 개인이 어떤 마음으로 대처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인생 최악의 또는 최고의 순간을 맞이할 때마다 일희일비하는 태도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아파테이아’는..

읽기 2025.03.17

[필사] 행복해지려는 관성(김지영)

마음을 다한 ‘지금들’이 삶을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 주리라는 것을 믿고, 내일이 아닌 오늘, 나중이 아닌 지금을 삽니다. ‘바로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 쉽게 울지만 쉽게 웃고, 쉽게 불행하지만 결국 행복해진다. 고작 책 한 권, 고작 밥 한 끼, 고작 문장 하나로도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의 멋짐에 대해, 매일 감탄하고 감동한다. 불행한 일이 많았던 날엔 좋아하는 일을 해 행복의 영점을 맞춘다. 아끼는 차와 함께 읽고 싶었던 책을 보거나, 내일이 없을 것처럼 뛰거나, 집 앞 곰탕집에 혼자 슬리퍼를 끌고 나가 소주를 곁들이기도 한다. 가끔은 미친 척, 좋아하는 사람과 다음 날 오후 반차를 신청하기도 한다. ‘바로 지금 여기서 행복’해 버릇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에 실패할 것을 알기에, 스스로를 기쁘게 만..

읽기 2025.03.12

[필사] 초역 부처의 말(코이케 류노스케)

교만함을 순순히 내려놓는다화를 버리세요.‘나는 대단한 사람이다.’‘나는 칭찬받을 가치가 있다.’‘나는 감각이 특출나다.’‘나는 소중히 대접받아 마땅하다.’이 같은 교만함을 남몰래 가지고 있기에생각과 다른 현실에 직면할 때마다화가 당신을 지배합니다.교만함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순순히 내려놓으세요.모든 정신적 굴레에서 벗어나 마음도 신체도 자유롭고그 어떤 것에도 속박받는 게 없다면이미 당신은 화를 낼 일도 고통받을 일도 없습니다.-법구경221 ‘나누어 주는 것’을 무기로 사용해자기 안에 숨어 있는 ‘쩨쩨함’을 이기세요.-법구경223 ‘누구의 것’임을 잊어버리는 행복‘이 아이디어는 나의 독창적인 것이다.’‘이것은 저 사람의 의견이다, 내가 졌다.’‘이것은 저 녀석의 의견이다, 헐뜯어 주마.’‘누구의 것’이라는 ..

읽기 2025.03.05

[필사] 너에겐 행복이 어울려(세희)

어느 순간부터 어찌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적은 에너지를 그런 곳에 허비하는 건 시간 낭비, 에너지 낭비이기 때문이다. 어저면 자연스레 어른의 생존 방식을 터득한 걸지도 모르겠다. 아무렴 상관없다. 중요한 건, 모든 걸 해결하며 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지나고 보면 대부분 별거 아니잖아. 지금 힘든 것도 곧 별게 아닌 날이 반드시 올 거야. ‘겸손’이라는 이유 때문에 내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인정해주겠어? 누군가 나를 칭찬한다면 “아니야”가 아닌, “고마워”로 대답하자! 먹고 싶은 것만 먹으며 살 수 없듯이, 느끼고 싶은 감정만 느끼며 살 수는 없겠지. 중요한 것은 모난 감정도, 벅찬 감정도 다 나에게 필요한..

읽기 2025.02.24

[필사] 현명한 사람은 삶의 무게를 분산한다(제갈건)

삶의 균형을 유지하며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는 일 동양철학의 맛은 ‘중용’과 ‘변화’로부터 찾을 수 있다. 중용이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필요하다면 변화는 일상에 새로운 자극을 불어넣기 위해 필요하다. >가 균형 잡힌 삶을 위해 알아야 할 지혜를 소개한다면 >는 과감한 변화를 통한 새로운 삶으로의 여정을 안내한다. 각자의 삶에는 각자의 무게가 있다. 이태백의 시에서는 “무릇 천지는 만물의 여관이요, 세월은 영원한 나그네”라 하였다. 이처럼 우리 모두는 세상이라는 여관에 잠시 묵어가는 나그네다. 성공의 비결은 무엇을 가졌는가 보다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 있음 마음의 여유는 놀 듯이 쉬엄쉬엄 살아가는 사람들, 즉 소요유하는 이들에게 내리는 하늘의 선물이다. 불금만을 기다리며 일로 평일을 불태우는 사람과 매일을..

읽기 2025.02.18

[필사] 엄마의 글쓰기(권귀헌)

글쓰기는 우리의 일상이고 인생이고 삶입니다. 작가들이 자질구레한 일상을 스토리로 바꿔 책에 담듯, 몸이 존재하는 바로 그곳에서 글을 쓰면 됩니다. 일상의 사소한 관찰, 경험, 만남이 스토리의 재료입니다. 그래서 글쓰기는 놀이처럼 즐거우면서도 철학처럼 근원적이죠. 글쓰기를 통해 내가 어떤 존재인지, 나와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제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쓰지 않고는 분명하게 알지 못합니다. 정확한 단어를 고른 뒤 뜻이 통하도록 문장으로 빚어내야만 비로소 생각과 감정이 명쾌해지니까요. 무엇이든 글로 써야 오롯이 내 것이 됩니다. 일주일, 한 달, 일 년, 십 년, 심지어 인생을 두고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에 녹여두지 못한다면 한순간도 내 것이 되지 ..

읽기 2025.02.11

[필사] 엄마의 느린 글쓰기(김미선)

중요한 건 그 순간들이 크고 대단해서 남기는 게 아니라 보잘것없고 초라해도 모든 순간이 내 시간이었기 때문에 남기는 것이다. 결국 나만 할 수 있는 남나의 이야기를 남긴다. 이제는 글쓰기를 모든 생활의 우선순위로 둔다. 쓰는 사람이 되기로 했으니 모든 핑계나 의심에 문을 닫고 일단 무엇이든 쓰기로 한다. 쓸거리가 준비되어 있든 없든 일단 펼치고 본다. 글을 처음 쓰는 우리에게 중요한 건 좋은 글을 쓰는 게 아니다. 그저 아무 글이나 써보는 글을 쓰는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을 써보는 시간이 쌓이면서 흐릿하던 내 글은 점점 선명해진다. 아무 글이나 일단 쓰자. 하루 종일 글만 쓰고 있자는 건 아니다. 오늘 하루 중 내가 꼭 해야 할 일. 그 중 일 순위를 글쓰기로 정한 것이다. 마음의 우선순위를 찾..

읽기 2025.02.01